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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

[마성진] Rain




Rain

마성진(노리즈키 진) 생일 기념

※주의 : 뇌피셜多多多+많이 어두움

w. HARTNET


*


1987718. 그 날은 유난히 습했다. 세상이 반기지 않는 듯 하늘은 금세라도 울음을 터뜨릴 준비를 했었고, 그 덕에 잔뜩 모인 습기는 모두를 지치게 했다. 그런 날, 어머니의 배를 가르고 태어난 나였다. 그래서일까, 나를 반기는 이는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 심지어는 나를 만든 씨앗의 주인인 아비마저도 날 반기지 않았다. 그저 어머니만이, 그리고 하늘만이 우는 나를 보며 함께 울음을 터뜨렸을 뿐이었다.

태생부터 나를 반겨준 유일한 자. 그 사람은 어릴 적 내 세계의 전부였다. 노리즈키 진이라는 작은 우주에 커다란 해였고, 달이었다. 비록 아비에겐 사랑받지 못해도 어머니의 사랑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나는 더 사랑받기 위해 악착같이 발버둥 쳤다. 당신이 믿고 바라보는 아들인 내가, 조금 더 화려하게 빛나고 반짝거릴 수 있도록.

 

어머니, 저는 프리즘 쇼의 스타가 될 거에요!”

 

처음 프리즘 쇼를 접한 그 날. 그 날은 나의 생일이었다. 생일 선물이라며 받은 프리즘 쇼는 그 당시 나에겐 문화적인 충격이었다. 세상에 이렇게 반짝이는 게 있었다니. 티켓을 꾹 쥐고 점프 하나 놓치지 않으려 했던 나는, 관람이 끝나자마자 어머니에게 그렇게 다짐했다. 내가 만약 무대 위에서의 누구보다 반짝이는 별이 된다면, 어머니의 세계가 나로 환하게 빛날 것이라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의 어머니의 세계는 남편인 자의 지나친 방임으로 많이 어두워져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하염없이 기다렸다. 나는 그런 어머니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어 늘 고민했었고, 고민 끝에 그 조그마한 머릿속에서 나온 것은 프리즘 스타가 되는 것이었다. 그 자는 프리즘 계의 사람이었으니까, 내가 아무리 탐탁지 않은 자식이라도 업계 최고가 된다면 나를, 그리고 어머니를 한 번이라도 더 돌아보고 늦게나마 반길 것이라.


며칠 뒤, 그 예측은 날카롭게 맞았다. 어머니께선 내 이야기를 그에게 전했고, 그 자의 반응은 처음으로 즉각적이었다. 그 날, 아버지는 작은 스케이트 화 한 쌍을 들고 집에 들어왔다. 그의 귀가는 무려 두 달 만이었다.

그렇게 나에게는 내로라하는 이들이 붙었다. 덕분에 차별화 된 레슨을 받을 수 있었고, 나는 누구보다도 빠르게 성장해나갔다. 그렇게 성장하면 할수록, 아버지는 나의 레슨을 지켜보러 자주 방문했고 어머니도 그 덕분에 많이 밝아지셔서 하루에도 몇 번씩 소리내어 웃으셨다. 그저 아이였던 나에게는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그 관계가 무척이나 좋았다. 그저 사랑받고 있다는 착각에 취해 있어서, 영원할 거라고 믿어서였던 것 같다.

 

인사해라, 여긴 앞으로 네 동생이 될 히무로 히지리다.”

 

어느 때보다도 불안했지만 밝았던 내 세계는 어느 날 아버지가 데려온 아이의 등장으로 점자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나는 당시 11살 이었고, 그저 동생이 생겼다는 어린 마음에 무척이나 들떠 있었다. 또래 친구가 처음 생긴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주변인들과는 달리 말이 통한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했다. 심지어 그 아이는 모든 말투와 행동이 사랑스러웠다. 그래서일까, 지금이라면 상상도 못할 이야기지만 나는 그 아이를 볼 때마다 너무나도 사랑해주고 싶었다. 나를 졸졸 따라오는 그 모습이 어린 병아리 같았기 때문이다.

 

형아! 나도 형아 같이 되고 싶어! 형아가 세상에서 제일 멋있어!”

 

물론, 그건 병아리가 툭 던진 말이 나의 행복을 위협하는 성장의 의미가 되기 전 까지만이었.

 

* * *

 

더는 지체할 수 없어.”

아무리 그래도 오늘 당신 아들이 우승했어요.”

그래서 지켜봤잖아. 최고를 붙여서 레슨 시켜주었고 우승 했지. 그럼 된 거야.”

내가 당신에게 감동을 주지 못해서 그래요? , 왜 내 아들은 사랑해주지 않는 거에요?”

 

나의 꿈을 이룬 날이었다. 무대 위에서 가장 빛났고, 모두들 나를 왕으로 인정했던 그 날. 많은 이들의 축하가 매스컴으로 쏟아지던 날, 나는 제일 먼저 가족들에게 달려갔다. 내가 왕이 되어서라도 지키고 싶었던 그 것. 불안한 형태가 아닌, 이젠 어떤 것보다도 단단해져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그 것은, 한아름 들고 들어갔던 어여쁜 장미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산산이 부서졌다.

다정하게 웃으며 티비 속의 반짝이는 나를 바라보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두 사람은 말다툼을 하고 있었고, 그 말들은 나에게 비수가 되어 돌아왔다. 하지만 그것에 베이고 상처 입었음에도 그를 믿었던 나였다. 그때는 미안했다고, 어머니와 나에게 사과의 한마디라도 한다면 그 사람을 용서해줄 수 있다고 난 생각했다. 그것이 아무리 미련할 지라도 내 세계의 전부였던 그녀에게는 그러는 편이 나으니까. 모든 걸 감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다음날의 그는 나의 생각이 무색할 정도로,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자신의 작은 병아리의 손을 잡고 집을 나갔다. 지금이라도 사과했으니 용서해 줄게, 다시는 그러지 말고 어머니와 같이 사이좋게 살자. 몇 번이고 연습했던 그 말이 다시금 조각조각 부수어졌다. 화해는 용서하는 사람이 먼저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 것을 깨닫자, 볼을 타고 눈물이 주륵 흘러 내렸다.

꿈을 이루었으니 가장 행복했어야 하는 나의 17번째 생일은 내가 세상에 나와 첫 숨을 쉰 그 날 만큼이나 눈물이 흘렀다. 하늘도 나도, 그리고 어머니도. 그 날로 나의 세계는 빛을 모두 잃었다. 가득 차오르는 눈물과 습했던 그 날. 자그마했던 그 바람을, 다시는 빛날 수 없는 나의 세계를 깨부순 그들에게 복수하리라 바득 이를 갈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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